어떻게 살아야 할까
새해를 맞아 최근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기록해 보려고 하는데, 이건 이 블로그를 개설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김동훈닷컴이라는 자기애 강해보이는 이름을 붙인 것도 내 삶의 발자취를 전부 기록한다는 느낌으로 네이밍했던 것이다.
핵심적인 신념이나 좌우명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살고 싶지만 이게 참 쉽지가 않다. 인정하기 싫지만 나는 은근히 팔랑귀다. 한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부자가 되겠노라 다짐하고, 한때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이 되겠노라 다짐했다. 습관처럼 유튜브에서 자기계발 영상을 찾아볼 때가 있었는데,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라는 말처럼 그 영상들에서 말하는 목표를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인냥 착각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모아둔 돈을 전부 잃고 나서 깨달았다. '돈이 없어도 그럭저럭 살만하네... 돈은 1순위로 둘만큼 중요한 가치가 아니었구나.'
이렇게 직접적으로 깨달음을 얻기 전까지는 삶의 목표나 의미,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자주 바뀔 수 있다. 앞으로 그러한 지점들을 기록할 것이다. 그렇게 내면을 기록하다 보면 전재산을 잃는 것과 같은 위험한 경험을 하기 전에 무언가 알아차릴 수가 있을 것이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말이다.
나는 요즘 고사성어 공수래공수거를 마음 속에 심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빈 손으로 태어나 빈 손으로 간다는 뜻을 생각하면 가진 게 많은 상태에서는 허무주의나 염세주의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 현재 상황이 빈 손 그 자체이기 때문에 공수래공수거는 나에게 생존 외에 얻어지는 모든 것은 보너스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그 덕분에 물욕이 굉장히 많이 줄었고 어느 정도 미니멀라이프를 살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태도를 조금이나마 가질 수 있게 됐다.
다음으로는 타인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한다. 원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소심한 성격이다 보니 다른 사람의 삶에 일절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쭉 살아오면서 느낀 점은 인간은 역시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이고, 이렇게 살다가는 고독사하겠다는 생각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게 된다. 그리고 가끔씩 외로워질 때면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동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무리 혼자 잘 사는 사람이어도 마음 맞는 친구가 두어명이라도 있는 쪽이 삶의 질이 훨씬 높을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모임 어플을 깔아서 독서모임이나 그림모임에 들어가기도 했다.
지금껏 이어져온 관성을 끊어내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사람은 고쳐쓰는 거 아니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적절한 성찰과 충분한 기간만 있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청소년기의 나와 지금의 나는 거의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괜찮은 인간이 되어있을 10년 뒤를 기대하며 살아나가보자